* 토크
 * 뉴스데스크 보기
A : 이전 페이지
S : 다음 페이지
J, K : 화면 아래/위로 스크롤

● ▶◀ 감사합니다

from Social, Culture 2009/08/21 12:11  

金大中 전 대통령께서 85세를 일기로 18일 오후 서거하셨다. 그래도 천명을 누리신 듯 하여1, 고인을 애도하는 글은많아도 시끌시끌하지는 않은게 석 달 전과는 다른 점이다. 지난번에 조선일보 홈페이지에 (실수로) 들어갔다가 그 곳 죽돌이들의, 고인에 대한 상식을 불허하는 태도에 놀란 탓인지 이번엔 많이 가리게 된다.

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정치인이었다면, 김대중 전 대통령은 존경하는 정치인이었다.
한국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하고 성장시킨 분들이다.
지금은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.
이런 의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는 반증일수도...

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"에~"로 시작하는 성대모사다.
이 분의 흉내가 정치인들 중에서도 유독 인기있는 소재로 활용되고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흉내낼 정도로 널리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재미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. 다른 정치인들은 아무리 똑같이 해도 별로 재미가 없는 반면, 김 전 대통령은 "에~"만 해도 재밌었다. 국민 위에 있는 줄 알았던 정치인들을 개그소재로 마음껏 사용하고, 어느 국민이나 자신의 목소리를 부담 없이(요즘은 부담이 있다) 자유롭게 내지를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분.
누구보다 맺힌게 많았을 법도 한데, '정치보복은 없다'며 멋지게 용서하는 배포를 몸소 보여주신 분. 오죽하면 '목도 잘리고(人→大) 입도 잘릴(口→中) 정도의 개고생을 한 대통령'이라는 우스개 뜻풀이가 나올 정도였을까.

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15대 대선을 앞두고 방영된 대통령 후보 토론회였다. 당시 이회창 후보가 "김후보의 IMF 재협상 발언 때문에 나라 꼴이 엉망이 됐다, 도대체 김후보는 어느나라 대통령 후보인지 모르겠다"고 말하자,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"이후보께서는 IMF 협상 내용이 그렇게 만족스러우십니까? 도대체 이후보는 어느나라 대통령 후보인지 모르겠군요"라는 작살멘트로 응수하셨다. 당시 옥토씨는 TV보면서 딥따 웃었다.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고,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보고 해외의 눈치만 볼 대통령보다는 자국의 국민을 위해 싸워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느꼈으리라. 이 한방으로 이회창 후보에게 습방구를 맥인 후 김대중 후보는 당당하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. 날카로운 안목으로 후계자인 노무현을 이끌었고, 이로써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완전히 정착하는 듯 하였으나... 혜성처럼 나타난 조커에 의해... 그 후는 여러분이 다 아시다시피...

연세가 워낙 많으신 분이라 대통령으로서도 옆집 노인같은 느낌이었다. 아장아장 걷던 그 걸음이 그립다. 흠..
그 걸음과 더불어 노구를 이끌고 오열하던 영결식의 모습도 잊지 못할 것 같다.


서거에 즈음하여 몇가지 새로운 한자 뜻풀이를 더해볼까 한다. (옥토씨 취미다^^)
1. 大中 : 목도 잘리고 입도 잘릴 정도의 고통을 겪었지만,
2. 大中 : 국가의 중심(中)에 섰던 큰 인물(大).
3. 大中 : 더도 말고 김대중 대통령 반만큼만 (大→人, 中→口 : 사람에게 말 할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) 해라.

人→大→人人
口→中→口口
박해는 더 많은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불만의 소리를 이끌어낼 뿐이다. 딴나라는 몰라도 여긴 그렇다.
(니들은 큰일났다,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냐?)

-끝
  1. 공개된 마지막 일기를 보면 말년에 행복하고 뿌듯한 감정을 많이 가지셨을 것으로 보인다.

Trackback Address >> http://mr-ok.com/tc/trackback/218

댓글을 달아 주세요

  1. sidedot 2009/08/24 17:45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올해는 유난히 많이 가시네. 애고...

    이제 드라마틱하게 대통령이 되는 세월은 지나갔나 보다. 이제 누가 밑바닥부터 끝까지 올라가서 민주주의가 작동되고 있음을 증명해줄까.

    그나저나, 배칠수는 올해 난감해졌을 것 같다. 고인 흉내내는 건 무리가 있는 것 같고.

    • Sleepy 2009/08/24 18:23  address  modify / delete

      그러게. 이제 대통령이 뭘 해준다기보단 국민이 행동하는 양심을 보여줄 차례 아니겠어? 여전히 불안한건 지금 이렇게 열심히 민주를 지지하는 여론도 정권을 바꾸고 나이가 들면서 지금 욕하는 그들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단거지. 그들 젊었을 땐 생각도 젊었을테지... 내가 그렇게 안될거라 장담할 수가 없어 젠쟝.

      배칠수는ㅋ 난감하겠네 정말... 아직 흉내낼 정치인들은 많지만 삼김처럼 재밌는 조합은 찾기 힘든데.. MB흉내가 재밌긴 한데 많이는 안해주더군.

  2. 별나라우주인 2009/08/25 19:41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한자 뜻풀이가 재미있네요.
    제가 락뮤지션 마릴린 맨슨 광신도 이고,,
    배트맨의 조커 캐릭터 정말정말 좋아하는데,,
    가카에게 비교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파요 ㅠ.ㅠ
    왜 하필 그분과 비교 되는 걸까요...엉엉..

    • Sleepy 2009/08/26 18:22  address  modify / delete

      현실에서 하는짓이 마치 조커같아서 말이죠;;
      그저 세상이 불타길 바라는 것 같습니다 엉엉ㅠ_ㅠ